|
바울은 이제까지는 자신과 빌립보 교회 간의 긴밀하고 애정 어린 사랑의 관계를 확인하면서 장래에 까지도 자신의 놓임과 서로 만남의 기대까지도 소망하면서 복음에 충성된 일꾼들인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고 보낼 것의 사실을 증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3장에 오면서 이런 내적인 사랑의 관계에 흠집을 만들고 혼란케 하며 기쁨과 감사의 믿음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밖으로부터의 유대주의 자들과 반 윤리적인 사람들을 경계하고 조심할 것에 대한 경계를 강한 말투로 지적하고 있다.
먼저는 v1~11는 복음 이전의 율법주의에 대한 경계를 지적하면서 단순히 살의 한 부분을 베어내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구별이 아니며 이것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경험한 사실이었음을 지적하고 그 율법으로 어떤 영적이 유익을 얻지 못하였음을 간증한다.
계속 나누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도덕만을 지켜가는 정도의 율법주의도 문제이지만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사회규범을 팽개치는 반 도덕적인 무질서가 되어서도 안됨을 나머지의 3장 말미에서 지적하게 된다. 결국 하늘의 백성이란 그 가치를 하늘에 두고 보다 신령한 것을 위해 복음에 순종하는 것임을 증거한다.
오늘부터 두 번에 걸쳐서 먼저 자신이 가장 사실적으로 경험했던 율법을 지킴으로 하나님께 인정받으려 했던 것이 어떤 바람직한 결과도 주지 못했음을 지적하는데 마치 자신의 자랑처럼 들리는 경험의 사실들을 낱낱이 들먹인다.
어디에서나 심지어 과거의 바울 자신이 유대교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반대하고 대항했던 일은 사도행전의 시작에서 끝까지 있었던 일이었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복음을 잉태시킨 유대교가 언약대로 나타난 복음을 거역하고 반대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또 유대인들의 회당이나 유대인들이 별로 없었다고 여겨지는 빌립보에 건전치 못한 유대주의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마케도니아의 빌립보를 거쳐서 데살로니가에 이르렀을 때 거기에 있는 유대인들의 반대가 심했고 베뢰아까지 쫓아와서 바울을 죽은 줄로 알 정도로 괴롭히는 사건을 사도행전17장에서 보게 되는데 역시 그런 영향이 이 빌립보에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Ⅰ. 안전한 신앙(1~2)
어떤 일이든지 기쁨과 자긍심으로 하는 것들은 잘 되고 어려움이 생긴다고 할지라도 능히 감당할 수 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당연히 그럴 것이다. 확신도 없고 억지로 한다고 하면 더욱 힘들고 다른 삶의 전반에도 별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을 것이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안타까움을 대함에 있어서 어떤 믿음의 자세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며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 있는가 하여 바르고 안전한 믿음의 삶을 위해 조심해야 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지적하고 있다.
경계의 시작을 위해 먼저 “끝으로[λοιπόν, 이제부터는, 그 위에, 마지막으로, 그러므로] 나의 형제들아!”로 부르고 있다. 지금까지 빌립보 성도들을 친밀감 있게 대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지금 되어 있는 상황에서 신앙적 과제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것인가를 말하려는 것이다.
“주 안에서 기뻐하라!” 앞의 2:18에서 이미 “이와 같이 너희도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라!”는 당부를 한 바 있다. 4:4에서도 다시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당부가 이 빌립보서의 주제 같은 권면이라고 하였다.
주님을 따르는 십자가를 지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나 믿음의 생활에 어울리지 않는 세상일들이나 여기에 어렴풋이 나타나는 유대인들의 박해는 물론이고 믿음의 사람은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자긍심과 주님의 사랑에서 결코 버림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인한 신뢰와 기쁨은 모든 것을 이기고도 남는다.
“…너희에게 같은 말을 쓰는 것이 내게는 수고로움이 없고 너희에게는 안전하니라”(1b) 복음의 이치는 그렇게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그런 이유에서도 복잡한 이론보다는 기본을 확인하는 것이야 말로 기뻐할 수 있는 근거이고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신앙의 교훈은 모두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하나님의 사랑의 확인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죄를 위한 희생의 확인의 반복이라고 해도 좋은 것이다. 새로운 것 복잡한 것은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대하는 것이었음을 바울은 철학의 토론장이었던 아테네에서 봤을 뿐이다. “모든 아덴 사람과 거기서 나그네 된 외국인들이 가장 새로운 것을 말하고 듣는 것 외에는 달리 시간을 쓰지 않음이더라”(행17:21)
사랑의 이야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 죄에 빠져 절망과 죽음으로 가는 인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심으로 그 죄에 저주로 죽음으로 떠밀려 가는 세상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의 희생은 아프고 슬픈 이야기이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감사와 기쁨이 될 뿐이다.
“개들을 삼가고 행악하는 자들을 삼가고 몸을 상해하는 일을 삼가라”(2) 여기에서는 안정되고 기쁨이 충만한 신앙의 삶이 되기 위해서 조심해야 할 3가지의 경계의 자세를 당부하고 있는 표현들이다.
“삼가고, 삼가고, 삼가라[βλέπω, 보다, 알아차리다, 인지하다, 통찰(간파)하다, NT에 132회나 쓰였지만 ‘하나님을 보다’라는 말을 할 때는 이 낱말이 쓰이지 않았다]”
주의하여 보는 것을 의미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일러주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라”(히13:7) 것처럼 긍정적인 내용에는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다.
“개들을 삼가고”(2f) OT에서도 주로 사람다운 역할을 하지 못하는 대상을 향해서 사용된 표현들이다(신23:18; 삼상17:43; 잠26:11; 사56:10~11). 우리 말에도 사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개 같은’ ‘짐승 같은’ 이란 표현을 쓰는 예들을 더러 보게 되는데 이런 입장에서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비슷한 면이 많다. 여기에 개는 진짜 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역할을 못하고 유대인들이 경멸하는 이방인들과 같이 부정하게 여기는 사람을 개에다 견주고 있다.
우리 주님께서도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마7:6f) 하셨다. 또, “대답하여 이르시되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마15:26) 하실 때도 가나안 여자가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27) 라는 반응으로 볼 때 그렇게 말씀하신 것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개들을 삼가고”라 할 때 짐승처럼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참된 속담에 이르기를 개가 그 토하였던 것에 돌아가고…”(벧후2:22f) 라는 것처럼 ‘죄악에 돌아가는 사람들을 주의하라!’는 경계일 것이다.
“행악하는 자들을 삼가고”(2m) 본래 쓰여진 의미에서는 ‘악한 일꾼’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는 것보다는 율법을 행함으로 의롭다 함을 얻으려는 것처럼 만들어진 규범 속에 갇힌 체로 자신의 의를 들어내려고 하는 과거 바울 같은 사람들을 조심하라는 경계이다.
“몸을 상해하는 일을 삼가라”(2b) 할례자들에 빗댄 경계라고 할 수 있는데 할례를 좀더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내용으로 남자의 포피를 베는 할례를 율법에 경계한 살을 베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제사장들은 … 살을 베지 말고”(레21:5)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자녀이니 죽은 자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베지 말며 …”(신14:1)
신앙의 논리는 결코 복잡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감격하는 확신을 잃지 않는다면 안정된 믿음 생활을 할 수 있다. 오히려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에 “무릇 육체의 모양을 내려 하는 자들이 억지로 너희에게 할례를 받게 함은 …”(갈6:12f)이라고 경계한 것처럼 신앙을 인위적으로 꾸미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Ⅱ.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할례의 신앙(3)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에게 할례를 명하신 것은 하나님과의 언약이 몸에 새겨지도록 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죄를 단절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신10:16, 30:6)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를 통하여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르면 할례 받은 자와 할례 받지 못한 자를 내가 다 벌하리니, 곧 애굽과 유다와 에돔과 암몬 자손과 모압과 및 광야에 살면서 살쩍을 깎은 자들에게라 무릇 모든 민족은 할례를 받지 못하였고 이스라엘은 마음에 할례를 받지 못하였느니라 하셨느니라”(9:25~26) 선언하셨다.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가 곧 할례파라”(3) 이 말씀의 그리스 원문에서는 “이런 이유에서 우리가 곧 할례파라…[ἡμεῖς γάρ ἐσμεν ἡ περιτομή]”는 표현이 서두에 나타나 강조적이다.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기뻐하시는 할례의 사람에게는 적어도 여기 거론되는 3가지 정도의 삶이 열매로 나타날 것이라는 증거이다. 그런 다음에 자신의 과거의 유대인으로서 삶을 거론하면서 그럼에도 거기에서 전혀 확신이나 기쁨을 얻을 수 없었노라고 고백하는 내용을 다음 제목에서 볼 것이다.
①“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3f) “봉사[λατρεύω, 섬기다, 봉사하다]” 로마서9:4에서 같은 표현이 하나님을 예배한 선택되었던 이스라엘의 특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쓰였다. “그들은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들에게는 양자 됨과 영광과 언약들과 율법을 세우신 것과 예배와 약속들이 있고”
그럼에도 어떤 만들어진 격식으로 보다 거룩한 모습으로 행하려 하는 율법조항을 따라 제사하는 것이 아닌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요4:23)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하나님께 예배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할례파라고 증거한다.
②“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3m) 육신의 할례를 중요하게 여겼던 유대인들은 율법을 따라 제사하는 것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닌 자신들 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랑하였다. 이것이 지나쳐서 사마리아 사람들까지도 짐승같이 대하였다.
변화 받은 바울은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2:2)고 고백하고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갈6:14)고 증거하였다.
이러한 그리스도에 대한 자랑은 이제 다음 시간에 이어지겠지만 v7~9에 더욱 적극적으로 자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할례파는 오로지 나를 나 되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③“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3b) 어찌보면 “육체를 신뢰”한다고 하면 바로 앞의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와 반대되는 모습이 된다. 유대인들의 특권의식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선택하신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겼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계실 때 조차도 이것으로 대항하고 큰소리 쳤다. “그들이 대답하되 우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 남의 종이 된 적이 없거늘 어찌하여 우리가 자유롭게 되리라 하느냐”(요8:33)
그들이 그렇게 큰 소리치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자신들이 아브라함이 받은 같은 할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던 아브라함의 믿음도 신앙적 경외감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주님께 책망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아브라함은 이렇게 하지 아니하였느니라”(요8:40b)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도 없고 순종도 없으면서 아브라함의 혈육에서 났다고 하는 한가지 이유 때문에 자랑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비록 아브라함과 꼭 같은 할례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모세를 통해서 금하신 ‘살을 베는’ 오히려 율법을 어기는 것과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신앙에 있어서 육체는 믿을만한 것이 못됨을 바울이 지적한 바 있다.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롬8:7~8) 그런 이유에서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것이 당연히 하나님의 성령을 의지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죄를 잘라버린 할례파이다.
Ⅲ. 자랑이 될 수 없었던 자신의 경험(4~6)
육체의 할례를 가지고 자랑하는 유대인들에게 바울은 자신이 그들보다 절대로 뒤지지 않은 육체적 조건을 갖추었고 누려 봤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 모든 것들은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유대인들의 완전 수를 표현하는 7가지로 제시함으로써 저들의 입을 막고 있다.
“그러나 나도 육체를 신뢰할 만하며 만일 누구든지 다른 이가 육체를 신뢰할 것이 있는 줄로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하리니”(4) 어디로부터 왔는지도 모르고 별로 이름도 없는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정통성을 자랑하면서 빌립보 교회를 흔들어 놓는다면 자신은 그들보다는 더욱 분명한 유대인이요 히브리인으로서 아브라함의 후예로서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것이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장사 지냄 그리고 부활만이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확실한 생명의 진리이고 그 외의 어떤 것도 구원에 이르게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메섹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자신의 사역의 과정에서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①“내가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5) 이것은 율법에 정한 것으로 심지어는 이 율법을 지키기 위해서 안식일에도 할례를 행하였다. “모세의 율법을 범하지 아니하려고 사람이 안식일에도 할례를 받는 일이 있거든…”(요7:23f) 그러므로 바울이 “내가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할례의 의식을 명령하신 대로 지킨 것에 대한 정통성을 증거하는 것이다. 물론 맨 먼저 하나님의 할례의 언약에 참여했던 이스마엘은 13세에 할례를 받았고 유대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은 어른이라도 할례를 받아야 했다.
②“이스라엘 족속이요”(5) 본래는 형 에서보다 뒤에 나오는 것이 억울하여 형의 발뒤꿈치를 잡고 나온 것이 이름이 되어 야곱이었지만 밧단 아람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얍복강가에서 천사와 씨름하여 얻어낸 이름이 이스라엘이었다.
자신은 개종하여 들어온 유대인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믿음의 조상이었던 이스라엘의 가문의 계보에서 태어난 이스라엘의 족보를 가진 사람이라고 증거하는 것이다. 물론 바울은 당시 세계 어디서나 비자없이 통과할 수 있는 로마의 시민권도 나면서 부여였다고 돈을 많이 들여서 시만권을 샀다고 하는 로마의 천부장에게 증거한바 있다(행22:28)
③“베냐민 지파요”(5) 여기에서뿐만 아니라 로마서에서도 자신이 “…나도 이스라엘인이요 아브라함의 씨에서 난 자요 베냐민 지파라”(롬11:1b)라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다. 사실 베냐민은 이스라엘의 막내 아들임에도 베냐민 지파가 역사 속에 끼친 영향은 크다.
야곱이 그에게 자식을 낳아 준 4아내(레아, 빌하, 라헬, 실바) 중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라헬이 두번째로 낳아준 아들이기 때문에 귀하게 여긴 사실은 창세기의 말미에 기록되고 있다. 최초의 왕도 베냐민 지파에서 나왔고 바울이 개종하기 전에 사용한 이름은 아마도 첫번째 왕의 이름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베냐민 지파 후손들이 자신들의 정통성에 자긍심을 가지는 것은 이스라엘의 12지파 자손들 중에 유일무이하게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태어난 사람(창35:16~18)이라는 상징일 것이다. 나머지 11형제는 모두 그들의 외가 라반의 집인 밧단 아람에서 태어났다.
④“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5) 사실 최초로 히브리인이라는 표현은 가나안의 씨족국가 간의 싸움으로 포로가 되어간 조카 롯의 잡혀간 일을 알리는 “도망한 자가 와서 히브리 사람 아브람에게 알리니…”(창14:13f) 라는 표현에서 나타난다.
“히브리 사람[עִברִי, 다른 편에서 온 사람, 저편에서 온 사람, 강을 건너온 사람, 지나가는 사람]” 이 명칭은 민족으로 불려지기 보다(이스라엘, 유대인)는 하나님과 언약의 사람 아브라함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이름이다. 아브라함이 갈데아 우르에서 하란을 거쳐 유브라데 강을 건너온 것에서 유래하여 불려졌던 별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바울이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라는 표현은 누구보다도 약속을 인하여 유브라데 강을 건너온 아브라함의 직계 자손 즉, 하나님과 분명한 언약의 관계에 있는 자신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것도 역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더욱 분명해졌다.
⑤“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5) 율법을 전수하고 가르치는 일은 주로 바리새인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바울은 사도행전22:3의 “이 성에서 자라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우리 조상들의 율법의 엄한 교훈을 받았”다고 하는 것과 23:6에도 “여러분 형제들아 나는 바리새인이요 또 바리새인의 아들이라” 산헤드린 공회 앞에서의 고백을 듣는다.
⑥“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6) 사도행전8:1~3, 9:1~2에 보는 대로 사울 때의 구체적인 기록들을 볼 수 있는데 어쩌면 바울은 치우친 율법의 엄한 교육으로 인해 복음을 정죄했고 그러한 과거의 자신을 정죄하면서 지금은 이 빌립보에 침투해 있는 할례파들을 역시 정죄하고 있다.
⑦“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6) 자신이 돌아보는 대로는 율법의 자구(字句)를 한번도 어긴 적이 없었음을 자신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의는 되지 못함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고전4:4-내가 자책할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하나 그러나 이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심판하실 이는 주시니라).
이를 율법의 논증서라고 하는 갈라디아서에서 확인함을 본다.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알므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로써가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써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2:16)
결국 다음 시간에 연결되고 있지만 이러한 모든 자긍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오히려 자랑할 수 없는 수치들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것이 주어졌다면 그것을 바로 사용하여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 그것은 오히려 하나님 앞에 수치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