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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전도자
약 4:1~6 2025-11-16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3장에서는 보다 개인적인 신앙적 자세를 다루었다면 이 4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교회안에서 그리고 상호간은 물론 하나님께 대한 자세까지도 논하고 있다. 물론 이 4장도 앞의 3장과 논리적인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앞의 내용이 좀 더 원론적이었다면 여기서는 보다 사실적인 가르침을 주고 있다. 유대인들은 교육방법도 가르치는 일방적인 방식보다는 토론방식을 사용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기도 하지만 부정적으로는 논쟁을 곧잘 하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저들의 특성이다.

화평이 아닌 겉으로 나타나는 분쟁이나 싸움은 전체의 덕목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탐심에 원인이 됨을 질문형식으로 지적하고 교회내에서 형제 간에 서로 비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하나님께 대해서는 자신의 의향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순복할 것을 당부하는 말씀들이다. 여기에서도 전체적인 문맥의 흐름보다는 편리에 의해서 단락을 나누어 상고하려 한다. 오늘도 특별한 정리나 결론은 없다.



Ⅰ. 싸우는 정욕 욕심 정욕(1~3)

두 가지 질문형식으로 시작되는 논의는 ~v10 계속되지만 그 원인은 우리 주님께서 지적하셨듯이 좋지 않은 모든 것들은 우리 속에서부터 나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마15:19~20f) 하셨지만 스스로를 더럽게 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람관계를 더럽히고 사회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다. 어떤 문제든지 그 근본을 찾는 것이 사실 바른 해결책이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문제들을 임시방편으로 처리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다. 그 시작이 어디서부터 인가를 바로 찾아서 해결한다면 다시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부터 다툼이 어디로부터 나느냐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 부터 나는 것이 아니냐”(1) 원문에서는 어디로부터가 먼저 나타나 강조적이고 이것은 다시 두가지 논점 “싸움, 다툼”의 근원을 지적하고 있다. 그냥 쓴 글이기 때문에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 두 낱말은 싸움[πόλεμος, 전쟁, 싸움, 논쟁, 다툼]과 다툼[μάχη, 전투, 다툼, 논쟁]를 의미하는 단어들이다. 단순히 사람 간에 논쟁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 단어들은 국가 간에 즉,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간에 진행되는 전쟁과 싸움을 표현하는 용어들이다. 이런 실제적인 전쟁의 원인도 그 원인을 찾아보면 서로 간의 이권 다툼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 부터 나는 것이 아니냐”(1b) 바울 사도는 비슷한 전쟁의 경험이 자신 속에 일어나는 것을 고백하고 있는 내용을 로마서 7장에서 보는데 자신의 마음 속에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법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음을 말하면서 선을 행하고자 자신은 애씀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법이 자신을 죄아래로 끌어가려 한다고 자신의 곤고함을 고백하고 물론 최종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자신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바울의 경우에는 자신 개인 속의 논쟁이었지만 많은 논쟁과 싸움의 원인들은 경건하지 못한 사람의 죄성에서 기인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여기 내용을 좀더 원문에 가까이 가서 이해를 해보면 “싸우는[στρατεύομαι, 군인으로 복무하다, 전쟁을 하다]”는 말과 “정욕으로[ἡδονή, 즐거운 것, 쾌락의 추구]”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쾌락을 삶의 목표로 삼고 그 쾌락의 군인으로 고용되어 자신의 이러한 목표를 방해하는 것들과 싸움을 벌이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앙하는 우리들이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는 안 해!’라고 변명하려 하겠지만 우리 중에 싸움이나 다툼이 어디로부터 나느냐를 분석해보면 그 원인은 바로 이것이라는 야고보의 지적이다. 교회내의 다툼은 외부적인 원인이 아니라 사람 마음에 자리하는 정욕이다. 그것을 인하여 v9에 “슬퍼하며 애통하며 울지어다!”라는 요청을 듣는다. 결국 근본적인 죄악을 회개하고 뉘우치기 전에는 분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욕심을 내어도 얻지 못하여 살인하며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므로 다투고 싸우는 도다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2) 이제 앞 구절의 싸움과 다툼 그리고 싸우는 정욕을 설명한다. 욕심은 마음의 정욕을 나타내는 것이고 살인이나 시기하는 것은 그것이 방해받는 대상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 살인이 문제되지만 우리 주님께서 요한 사도를 통하여 경계하셨다.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니 살인하는 자마다 영생이 그 속에 거하지 아니하는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 (요일3:15)

“너희는 욕심을 내어도 얻지 못하여 살인하며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므로 다투고 싸우는 도다…”(2f) 결국 하나님이 배제된 인간 욕심에서 나오는 것은 어떤 것도 이루어질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다툼과 싸움은 계속되는 것이 이 인류의 죄의 역사이다. 또 정욕은 절대로 채워질 수 없는 성격의 것이기 때문에 역시 다툼과 싸움은 계속되는 것이다. 또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2b) 한 것처럼 욕심 내고 살인하여 다투고 싸우는 자는 절대로 하나님을 찾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기도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한 죄악을 깨닫고 회개하고 대속의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거듭나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을 때 비로소 창조주요 구세주 이신 하나님께 모든 것을 구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3) 바로 앞에서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2b)라고 한 것이 호소력이 없는 것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 주님께서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마7:7f)라는 가르침에 반대되는 내용처럼 들린다. 이러한 가르침은 하나님의 자녀들의 정당한 요구는 반드시 응답하실 것이기 때문에 그 동기 조차가 바르지 못한 요구나 기도는 하나님께서 수용하실 수 없는 것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산상보훈에서 가르치신 교훈이다.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마6:32)

하나님께서는 OT에서부터도 진심으로 주님을 찾는 자들의 기도에 응답하시겠다는 약속을 자주 주시는 바 있지만 대표적인 한 곳을 보면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시145:18) 그러므로 기도의 문제는 그 구함의 동기도 중요하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함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Ⅱ. 세상과 벗 되는 것(4)

앞에서 나타난 부정적인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경계하시는 세상과 어울리는 삶으로 하나님과는 함께 할 수 없는 부덕한 행동임을 마치 자신의 남편을 놔 두고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 간음죄를 짓는 것과 다름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증거하고 있다. “간음한 여인들아!” 이 표현이 시제조차도 여성형으로 쓰여 있어서 남성들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OT에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아내로 비유하는 예는 흔하다. 한 곳만 인용하면 “이는 너를 지으신 이가 네 남편이시라 그의 이름은 만군의 여호와이시며 네 구속자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시라 그는 온 땅의 하나님이라 일컬음을 받으실 것이라”(사54:5)고 표현하고 있다.

NT에서도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로 교회를 여성형으로 취급하는 일은 성경의 일반적인 가르침이다. “내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너희를 위하여 열심을 내노니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고후11:2) 성경의 마지막 책인 계시록도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가 즐거워하고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 어린 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의 아내가 자신을 준비하였으므로”(계19:7) 문제는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속에서 살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v1~2절에 나타난 일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지만 예수 그리스도께 만 정절을 지키는 거룩한 성도가 아니라 오히려 타락한 세상과 함께 놀아나는 것들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스스로는 물론이고 공동체 전체에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세상과 벗 된 것이 하나님과 원수됨을 알지 못하느냐…!” 2:23에서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이것을 의로 여기셨다는 말씀이 이루어졌고 그는 하나님의 벗이라 칭함을 받았나니”라는 표현과는 반대적인 모습이다. 성경은 세상을 사랑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요일2:15) 바울 곁에서 함께 복음을 위해 사역했던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딤후4:10f) 바울은 여기에서 “나를 버리고”라고 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버린 것을 전제로 한 고백이었을 것이다.

우리 주님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6:24)고 말씀하셨지만 하나님과 세상을 함께 벗으로 가까이 지낼 수 없는 것은 일반적인 이해이다. 당연히 세상과 친한 관계를 가지려 한다면 빛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하나님과 원수가 되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 되는 것이니라”(4b)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은 수동형이지만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능동형으로 쓰여지고 있어서 그것이 하나님편의 일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그렇게 함을 표현하는 것도 독특하다.

또 이러한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님은 변함없이 사랑을 유지하고 계시지만 사람 편에서 그것을 거절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스스로 하나님의 사랑에서 사람을 밀어내는 일은 적어도 있을 수 없다. 언제나 사람 스스로가 하나님의 사랑을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그 은혜의 그늘을 도망치고자 하는 불 경건이 문제일 수밖에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빛의 백성을 그 사랑의 보호에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은 에덴에서부터 이 마지막의 때까지도 그치지 않는 세상의 간계요 마귀의 간계이다. 바울은 이런 간교한 마귀의 수단을 차단하기 위하여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엡6:11) 당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불가능하다고 가르치시는 이 일을 시도하려고 애쓴다. 하나님과 벗으로 지낸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으로 하나님께 인정을 받으면서 세상도 자신의 편으로 누리기를 원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양다리 걸치는 일은 세상은 가능한 것처럼 유혹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경계하신다. 우리는 영원 속에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부부의 관계로 영원 속에서 영광을 누리든지 이 세상에서 한탕하고 영원에는 그 이름조차 없는 세상에서의 일시적인 쾌락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지만 그 선택은 각자 스스로의 마음에서 가능하다.



Ⅲ. 큰 은혜를 주시나니(5~6)

앞의 내용과는 반대적인 자세와 결과를 주고 있는 내용이다. 신앙하는 가운데 싸움이나 다툼이 싸우는 정욕으로 부터 나는 것이며 그렇게 욕심을 내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며 시기를 하여도 능히 얻지 못하여 다투고 싸움을 계속하는 불신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것이 자신의 정욕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구한다고 할지라도 응답되지 않는 안타까운 상태를 보아왔다. 그렇게 세상속에서 세상의 벗이 되어 살려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가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지적했다면 조금은 목표를 돌려서 우리의 상태를 돌아보게 하고 겸손히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할 것을 권면하는 내용으로 선회하는 내용이 오늘 마지막 부분의 말씀이다.

“너희는 하나님이 우리 속에 거하게 하신 성령이 시기하기까지 사모한다 하신 말씀을 헛된 줄로 생각하느냐”(5) 참으로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우리 성경의 읽기로는 거듭난 사람들 속에 와 계신 성령이 시기한다는 내용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기에 나오는 “시기하다[φθόνος, 악의(비방으로서), 시기(원한)]”로 하나님께 사용된 일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그럼에도 “우리 속에 거하게 하신 성령”이라는 표현은 성경 속에서도 문제가 없는 표현이고 비유 같은 이러한 표현은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인용될 수 없는 표현이다. 다만 비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출애굽기34:14 “너는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 여호와는 질투라 이름하는 질투의 하나님임이니라”는 표현이다.

자신과 혼인한 아내가 외간 남자와 불륜으로 놀아난다면 아무리 거룩한 남편일지라도 그 아내를 사랑하는 것만큼 비례하여 질투를 할 것인데 그런 의미로 질투의 하나님과 같은 의미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이해 외에는 다른 이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말씀이다. 이런 형태의 질투는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의 신명기에서도 더러 언급한 바 있다. “너희 중에 계신 너희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신 즉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진노하사 너를 지면에서 멸절시키실까 두려워하노라”(신6:15) “그들이 다른 신으로 그의 질투를 일으키며 가증한 것으로 그의 진노를 격발하였도다”(신32:16) 특히 “하나님이 우리 속에 거하게 하신 성령”이라는 표현 자체가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주체 이신 성령께서 오히려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기를 바라시는 마음은 질투 이상일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하나님의 질투는 사람들의 야비한 그것과 다르게 거룩한 분노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령이 시기하기까지 사모한다 하신 말씀을 헛된 줄로 생각하느냐”(5b)라는 표현은 이것이 진실임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어느 곳에 기록된 말씀이라는 근거는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헛된 약조나 언약을 맺으시는 일은 없다는 확인이다. 그리고 다음 구절로 연결되어지는 이 말씀은 성령으로 인하여 겸손하게 단속되는 상태의 사람을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6) 잠언3:34 “진실로 그는 거만한 자를 비웃으시며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나니”라는 인용이다. 하나님은 항상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주시는 분이시면서 그럼에도 하나님의 뜻에 반항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물리치시고 징벌하시는 분이심으로 오늘 내용은 마무리되고 있다. 요한은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 데서 받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요1:16)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감격하고 히브리서 기자는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4:16)는 고백들도 우리 하나님은 은혜에 부족함이 없으신 분이심을 고백하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6f) 하나님은 언제나 더욱 큰 은혜를 준비하시는 분이시다. 은혜에 감격하고 은혜에 의지하여 사는 믿음의 사람들에게 더욱 큰 은혜와 넘치는 풍성한 은혜를 아끼지 않으시는 우리의 아버지이시다. 특히 은혜 자체가 선물인데 다시 “주시나니”라는 이중적인 표현도 은혜를 더욱 확대하는 표현이다. 은혜를 선물로 여기고 바울처럼 자격 없는 자신에게 베푸시는 은혜는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고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엡3:8) 받을 때마다 더욱 큰 은혜로 여겨져 감격이 되고 이 큰 은혜를 또한 옆으로 나누는 데서도 은혜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6) 잠언3:34을 그대로 인용한다는 말씀이다. 인용된 본문의 차이는 잠언에서는 거만한 자가 인용된 본문에서는 교만한 자로 바뀌었지만 의미에서는 차이가 없고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람을 대우하시는 은혜의 모습이다. 교만한 자[ὑπερήφανος, = ὑπέρ + φαίνω 나타내다]란 자신 위에는 어떤 존재도 없다고 생각하여 남을 가볍게 여기는 자세이고 하나님조차도 그런 자세로 대우하려 하기 때문에 물리치심을 당할 수밖에 없다. 성경에 대표적인 인물들이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나 남쪽 유다를 멸망시키도록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바벨론의 왕들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도구로서 전쟁에 승승장구하는 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하고 정작 하나님의 귀히 보시는 예루살렘과 유다를 멸하러 와서까지 큰소리치고 하나님의 이름을 조롱하기까지 하였다. 그런 이유에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물리치셔서 그들의 나라는 물론 수도(首都)까지도 짐승들이 거하는 광야나 산이 되게 만드시기까지 그들을 물리치시고 낮추셨다. 물론 그들은 그렇게 되면서 까지도 그렇게 되는 자신의 운명의 이유 조차도 몰랐으니 하나님으로부터 물리치심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6b) 겸손이란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자신의 필요를 늘 하나님께 구하는 사람으로 OT 다윗이 그런 사람이었다면 NT에서는 바울이 대표적인 인물들이었다. 다윗의 겸손은 자신이 최고 자리 왕의 권좌에 있으면서도 하나님의 정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죄의 용서를 받고 이 복음의 시대에까지 추앙받는 메시야의 육신의 계보가 되었던 것이다. 이 두사람은 각각 다른 입장에서 겸손을 보인 것인데 바울은 당시의 학문이나 가문이나 종교적으로 충분히 교만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겸손한데서 모범이 되는 인물이었다.

아무것도 갖춘 것이 없는 사람의 겸손은 겸손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못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사실 사람들은 이것도 쉽지 않다. 결국 겸손은 모든 가진 것으로는 겸손할 수 없는 필요를 가졌으면서도 겸손한 사람이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겸손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에게 당연히 은혜를 주시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겸손과 교만은 창조주요 구세주를 대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을 떠나 자기 만족을 위해 쾌락을 추구하는 교만한 자와 자신의 부족을 인정하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순종하는 겸손한 자를 대조시키며 하나님의 원수의 자리에 서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며 순종하는 삶을 권면하고 있다.